시가 뭐고?
9,000원

 

 

저자 : 강금연 외 88명


크기 : 125 x 200 mm


페이지수 : 154


언어 : 한국어


디자인 : 정하연


출판사 : 삶창


ISBN : 978-89-6655-056-2



시는 무엇보다 생활이다.


생활을 뺀 시는 시가 아니다!




경상북도 칠곡군에서 하고 있는 ‘인문학도시 조성사업’은 ‘삶의 인문학, 생활의 인문학’을 지향한다. 

오늘날 자본의 논리에 의해 인문학은 대학에서 점점 더 입지를 잃어가고 있지만 대학 밖에서는 도리어 열풍에 가까운 인문학의 바람이 드세다. 이런 현상은 여러 가지로 분석될 수 있지

만 대학 안이든 대학 밖이든 인문학이 실제적인 삶의 결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는 사실은 명백해 보인다. 심지어 일부 지방자치단체들마저 인문학을 마치 유행처럼 대하고 있다.

그러나 칠곡군의 ‘인문학도시 조성사업’은 그러한 흐름들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이러한 사업을 기획했던 신동호 인문사회연구소 소장이 이 시집 [기획의 말]에서 인용한 칠곡 할매들

의 말마따나 “인문학, 그기 뭐꼬? 우리가 사는 모습이 인문학이지”에 다 드러나 있다. 이 시집은 ‘인문학도시 조성사업’ 일환으로 진행한 문해 교육 현장에서 쓴 시를 모은 것이다. 

오늘날 한국시는 언젠가부터 삶의 경험으로부터 철저히 퇴각했고 또 인문학 분야에서는 시를 이방인 보듯이 하는 현상에 빠진 듯하다. 그러나 시야말로 인문 정신의 응결체이며 삶의 

표현 불가능한 영역을 넘나들 수 있는 인간 정신의 꽃봉오리에 해당된다. 시인들의 자긍심은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언젠가부터 시에서 삶의 구체적 결은 노골적으로 배제되어 왔

다. 그리고 남은 것은 화려한 수사와 비유와 그로테스크한 관념들뿐이다.

작품의 난이도로 그 작품의 진가를 물론 단정할 수 없다. 그리고 그와 똑같은 논리로 이 시집 『시가 뭐고?』를 단정해서도 안 된다. 여기에 모인 89 편의 작품들은 칠곡이란 지역에서 오

래 살아 온 할머니들이 자신의 삶을 때로는 처연하게, 때로는 현자처럼, 때로는 즐겁게 노래한 시편들이다. 

할머니들은 당신들이 살아 온 역사를 돌아보기도 하고, 쇠락해 가는 고향에 남아 농사짓는 고단함과 재미를 고백하기도 하고, 표제작 「시가 뭐고」에서처럼 무의식 중에 “시”를 “씨”로 

뒤집는 촌철살인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모두 할머니들의 구체적 삶과 시간들을 토대로 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이데아화 된 ‘문학성’으로 재단할 

수 있는 시들이 아니다. 도리어 문단과 학문의 세계에서 말하는 그 ‘문학성’이 거울삼아야 할 시편들이다. 그래서 이 시집은 소중하다. 더군다나 이 시집은 일점일획도 편집자의 손이 가

지 않았다. 할머니들의 현재 언어 능력을 그대로 살렸다. 시는, 언어 이전의 무엇이기 때문이다.